날마다 새로운 그림



중고책 팔기... 오로지흘러가는잡담

가끔 내가 중고책을 너무 싼 가격에 팔고 있다는 불편한 기분이 들 때가 있다. 아주 오래된 책이면 500원에도 내놓고 배송비 외에는 거의 막 뿌리는 가격이고, 책 상태도 좋고 오래되지 않은 책이거나 내가 아끼던 책이면 시간과 돈 들여서 투명 책 비닐로 커버도 입혀놓았고 책장 사이에 마른 꽃잎과 단풍잎도 들어있고 간혹 에센셜 오일 뿌려 만든 향꽂이를 넣어놓은 것도 있었다.
책이 너무 헌책이었는데 구매자와 연락이 닿지 않아서 쪽지 써서 1,000원을 동봉한 적도 있었고, 상태 문의하면 사진 여러 장 찍어서 올려놓고 답변 쓰기도 하고, 배송비 아끼겠다고 다른 배송 방법을 문의하면 알아보고 답변해서 그 방식으로 보내주기도 하고, 배송용 포장도 꼼꼼히 하고... 이런저런 품이 많이 든다. (+사실 등록하는 것도 참 품이 많이 들어. 알라딘의 그 구린 시스템 덕분에.)
꼭 '을'이라서 매번 이렇게 되는 게 아니라, 평상 시 책 다루는 방식이라든가 일처리하는 내 방식 때문에 스스로 일을 더 만드는 것 같기도 하다.
새책과 다름없는 상태의 책이 완벽하게 커버까지 입혀놓은 책이 팔리면 '책이 한번 더 쓰이는구나'라는 생각보다 '내 돈과 노력이 많이 들었는데'라는 생각 때문에 너무 싸게 내놓았다는 생각이 자꾸 드는 거다. 이런 상황에, 책 가격 내려달라는 질문까지 들어오면 정말 싫은 기분이 된다. 오늘 건은 뭐, 어지간히 내려달라고 해야지. 정말 몇 번의 불편한 기억까지 떠오르게 하는 뻔뻔함을 간만에 또 보네. (여 룸메이트 구함이라고 해놔도 전화해서 귀찮게 하는 남자라든지, 몇 번을 가격 내려달라고 징징대며 연락하고 포장까지 완벽하게 해서 원하는 장소에 대령하라는 지가 갑이라고 착각하는 그랬던 분들!) 이런 기분 들면 나도 정가 7천원짜리 도서 품절되고 나서 중고를 4만원에 파는 그런 장사치가 될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든다니까...
여튼, 나도 참, 가벼워지겠다고 생각했지만 전혀 놓질 못하는 것 같다.

근데..1천원 내려놓으면... 그 사람 그냥 살 것 같아. (과거 봤던 징징댔던 그런 사람들처럼.) 어쩌지..? 그 사람한테 팔기 싫은 기분인데.



덧글

  • 두얼굴의 돌고래 2013/02/01 00:03 #

    반지전쟁 책을 찾아서 이리저리 인터넷서핑을 하다 병장A님의 블로그에서 alcoholism 님이 올리신 글을 보고 혹시나해서 글을 남깁니다. 알라딘 중고샵에 반지전쟁 초판본 2권 3권을 내놓으셨다는데 혹시 알라딘 중고샵 닉네임이 ghost 이신지요?
    맞으시면 알라딘 중고샵에 제가 구매전에 문의를 해놓은것이 있는데 바쁘시겠지만 답변부탁드리고요...아니시면 알라딘 중고샵 어디에서 님이 올리신 반지전쟁 2.3권을 구입할 수 있는지요?
    즐거운 주말 되세요...
  • alcoholism 2013/02/01 18:35 #

    아, 전 그 닉네임이 아니고요.
    이런...미안합니다, 제가 이거 너무 옛날에 중고시스템에 익숙치 않을 때 등록을 해서 다른 책에 걸어 올려서 찾기 어려워셨을 거예요. (지금도 그 시스템에 익숙치 않지만...파는 데 너무 무심했던 거죠..Orz)
    제 그곳 닉은 '냠냠냠고구마'입니다.--; 아래 페이지에서 두 권 다 찾으실 수 있습니다.
    http://www.aladin.co.kr/shop/usedshop/wshopitem.aspx?SC=31914
    근데 1권만 빼놓고 2,3권만 찾으시는 건가요? 만약 저한테서 사시면 1권 혼자 외로워지게 생겼네요.ㅎㅎㅎ
  • 두얼굴의 돌고래 2013/02/01 19:20 #

    링크 걸어놓으신 곳을 통해 냠냠냠고구마님께 3권 다 주문했습니다. 읽고 싶었던 책인데 한곳에서 구입하게 되어 다행입니다.덕분에 1권도 혼자 외롭게 안 지내게되어서 좋고요.......즐거운 주말 보내시고 배송 잘 부탁드립니다...
  • alcoholism 2013/02/01 19:38 #

    앗, 감사합니다...ㅎㅎㅎ 1권 데려가주셔서 많이 감사합니다. :)
    제가 지금 확인하고 내일 이른 시각에 편의점에 맡기면 월요일쯤에는 들어갈 것 같아요.
    즐거운 독서 되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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