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시민이라는 현실 안에서도 무관심하다는 건 자랑이 아니다 daily

점심 시간에 이회창 얘기가 나왔다가, 다시 까도 까도 끝이 없는 양파 얘기로 넘어갔다가, 내가 문국현쪽으로 많이 기울었다고 하자 그 인간 싫다는 거친 반응이 나왔다. 싫다는 이유는 지가 뭣도 아닌 것이, 정치 10년도 안 한 것이 버팅기면서 안 합친다는 것이다.

글쎄.. 정치라는 게 뭐라고 생각하는 걸까? 정치라는 건 지금 우리나라 정치인(이라는 타이틀을 붙여주기도 싫다)들이 하고 있는 그런 야합이나 뒷구멍 결탁이나 자기 이해에 따른 이합집산같은 것이 아니다.
정치라는 건 말 그대로 정치(政治)여야 한다. 다스리고 권력을 획득하여 행사하고 질서있는 세상이 될 수 있도록 길을 바로 잡고 사람들이 잘 살 수 있도록 이해를 조정하고 협상하는 일 말이다. 그러니, 정치인은 이런 정치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요즘 사람들은 문국현 후보가 서울시장 같은 행정 경험이 없고 정치-정당 활동-을 한 기간이 거의 없다고 '정치 경력'이 없다고 말한다. 이런 의견들에 대해서는 정치라는 게 뭔지, 그게 요구하는 능력이 뭔지를 따져서 '정치 경력'이라는 것 하고 '정치 능력이 있는지 없는지'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음, 그리고 그런 이유에서, 대놓고 말해서, 현재 나온 사람들 중에 문국현 후보만큼 광범위하게 여러 분야에서 자기 능력을 발휘하면서 꾸준히 일을 성사시켜온 사람도 없다고 보인다. 그리고 아무 것도 없던 자리에 나무 심고 가꾸면서 꿋꿋하게 기다리는 게 보통 사람이 할 수 있는 짓이냐. 완전 고집쟁이 싸이코에 가깝다고 보는데.. 내가 그럴 수 있을까 상상하면 미칠 것 같다..ㅋ 근데 이럴 수 있다는 게 그 사람이 일을 하는 방식의 매력점이다.

정말 알고 있는 내용이 없다. 그런데 없다는 것은 좋은데, 그렇게 내가 모르는 게 당연하다, 이런 게 소시민이다, 내 귀에 들어오도록 내가 편하게 알게 해주어야 한다는 보통 사람들의 태도에는 질림을 느낀다. 그렇게 당당할 이유가 없다. 거기다...미안하지만, 자식도 있잖아요..?
내가 문국현 지지를 명확하게 표명한 것도 아니고, 그 사람이 제일 능력있다, 그래서 끌린다, 그리고 그 사람은 사업가가 아니다,라고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고 싶었을 뿐이다. 그런데 그런 얘기 중에 그 사람은 많은 활동을 했고 경력도 대단하다, 그러니 알아보려는 노력을 해야하지 않냐고 지적하자, 얘기는 산으로 올라가서 봉사나 참여를 많이 했다고 해서 그 사람이 정치를 잘 한다는 게 아니란다. (음..봉사나 기부 같은 걸 많이 했다고는 말 안했다. 그 활동 내용이 중요한 것이지, 봉사나 기부 많이 한다고 의식 있고 장기적인 프레임을 제시할만한 능력이 있다는 의미는 전혀 아니란 말이다. 아무 생각이나 능력 없어도 종교가 시켜서 혹은 감정적으로 봉사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리고 난 그 정도 기부한 것이 '많다'고는 전혀 생각하지도 않는단 말이다.;; 많다고 생각하고 거기 감동받아서 지지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말리고 싶다.) 그리고 나보고 김대리님은 기부하냐고 물으면서 꾸짖는다.. 피터 싱어(철학자)의 동물 보호에 대해서 얘기하면 '그럼 그 사람은 채식하냐'라고 물어보는 경우와 비슷하다. 어...그래서, 꾸준히 하고 있어요..라고 대답했다. (피터 싱어는 채식주의자다. 채식주의자 아니라도 난 그 사람이 환기시키는 문제에 대해서는 동의했을 것이다.)